나의 서재/시 담기

최승자 <생각은>

봄이 오면 봄바람 2020. 12. 11. 06:47

생각은 마음에 머물지 않고

마음은 몸에 깃들이지 않고

몸은 집에 거하지 않고

집은 항상 길 떠나니

 

생각이 마음을 짊어지고

마음이 몸을 짊어지고

몸이 집을 짊어지고

그러나 집 짊어진 몸으로

무릉도원 찾아 길 떠나니

 

그 마음이 어떻게 천국을 찾을까

 

무게있는 것들만 데불고

보이는 것들만 보면서,

시야에 빡빡한 그 형상들과

그것들의 빽빽한 중력 사이에서

 

어떻게 길 잃지 않고

허방에 빠지지 않고

귀향할 수 있을까

 

제가 몸인 줄로만 아는 생각이

어떻게 제 출처였던 

마음으로 귀향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