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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1] 18일 나는 전업주부100일 내 방으로 출근합니다 2021. 4. 22. 02:21
밤마다 아이는 핸드폰으로 전송된 시간표를 보고
책가방에 교과서를 챙겨 넣는다.
또한, 학교 시험 주간이라 아이는 시험 공부로
(짜증내느라) 바쁘다.유일하게 아이가 초 집중하는 시간은
반듯하게 짜여진 학업의 일과에서 벗어나
짜투리 휴식을 (게임으로) 맛볼 때 이다.
아이는 더 긴 시간의 자유를 갈망하며 투덜거린다.
가야할 학교가 있고,
정해진 학교의 일과가 있고,
그렇게 나열된 나날들을 보낸 뒤
시험이라는 절차로 지루하게 쌓아올린
책무들을 정기적으로 확인한다.그땐 가슴이 쫄깃할 것이다.
자유란 감당해야 할 책무가 뚜렷할 때
더 짜릿한 거.심장 쫄깃한 시험이 끝난 뒤
한시적으로 맛보게 되는 해방감은
달콤새콤 할 것이다.직업이 전업주부가 된 이후
나의 하루 24시간은 집안 일들로 바쁘다.
엉덩이를 잠시라도 붙일 새에는 멍 때리고 핸드폰을 쳐다보다가 서둘러 내 할일로 복귀한다.
하루 이틀 한달 1년 단위 같은 일들을
반복하다 보면휴식의 희열이라던지, 불금의 짜릿함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마음도 사그라든다.
마음이 어딘가 허~한 거다.
아이가 자유를 만끽하는 게임타임의
그 이글거리는 눈빛이 내게는 있을까?결국, 아이와 내 눈빛의 차이는
강한 자극의 유무이다(라고 생각한다).아이에겐 시험으로 일상의 책무를 확인하는 절차가
자유를 더없이 귀중하게 여기게 되는
자극이 됐을 것이다.나는 내 일상의 책무를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을까?매일을 쉼 없이 반복하며 곧 잊혀지고 마는
전업주부의 전형적인 일들이나에겐 자극을 주기엔
약간(?) 부족하다는 걸 이미 깨달았으니,일부러라도 나의 자유를 위해
새로운 책무를 만들어야 하는 가 보다.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자발적 굴레를 씌우는
인생의 알 수 없음이란....전업주부는
삶의 짜릿함을 즐기고 유지하기가
참 어려운 직업이다.'100일 내 방으로 출근합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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