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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9] 내 방으로 첫 출근합니다100일 내 방으로 출근합니다 2021. 3. 29. 14:50
남편과 아이들이 회사며 학교 일로 바쁜 평일, 나 역시 집안 일로 보통은 바쁘다. 주변 머리 없는 사내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뽈뽈 거리고 집안을 돌아다니며 정리를 해도 금새 개꼴이 되곤 하니까 말이다. 해도 티 안나는 집안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간다.
그러던 어느날,
두 아이의 대면수업일이 겹쳐, 나를 제외한 온 식구가 밖으로 나간 날 혼자 남은 내 신발을 바라보다가 문득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의 잠시 부재로 느끼는 쓸쓸함이 아니라, 내가 해야하는 '업무'가 집안 일로 꽉 차 있다는 사실이 나를 쓸쓸하게 만들었다.
신발을 신어야 하는 날, 신발을 신지 않는 날도 나는 늘 바쁘지만 말이다. 바쁘게 시간이 흘러 저녁 설거지를 하다 보면 내 속이 점점 비어가는 것인지 가슴 안에서 덜그럭 울림이 더 커진다. 남편과 아이들의 의미없는 말 한마디에도 괜히 마음이 시끄러워진다.
'가사' 외에 '업무'가 필요하다. 나에게도 출퇴근이 필요하다. 또는 등하교가.
가족을 위해 존재하는 '나'도 좋지만 '나' 본인의 '쓸모'를 고민하고 도모하고 싶다.
요 며칠 이것저것 고민해 보았지만 사회성 바닥인 나란 사람이 시험을 보고, 조직에 들어가 바닥부터 새 일을 배운다는 건 쉽진 않을 것 같다.
생각만 계속 하고 있을 순 없어, 일단 책상 앞으로 출근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이들이 등교하는 시간, 남편이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나도
책상으로 출근
->아이들 학업에 맞춰, 퇴근
->가사일로 복귀
의 환경을 조성해 보기로 했다.출근을 해서 지금과 같이 글을 쓰고, 그림을 남기는 일을 우선 100일 동안 해볼 작정이다.
'가사'일 외에 나의 쓸모를 찾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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