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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4] 13일_만남100일 내 방으로 출근합니다 2021. 4. 14. 22:49
오랜만에 세명의 친구를 만났다
오고 가는 대화로 우리가 꽤 오래
만남을 유지하고 있음을 깨달았다유치원 때 만나 동갑인 우리의 자녀들은
벌써 중학생이고흰 머리 걱정에 염색 잘하는 미용실 정보를
나눈다.곧 있으면 우리 모두 반 백살이라며 울지 못하고
허허 실실 거렸다.그들과 헤어져 집에 오는 길,
만남에 대해 고민했다.
어떤 이는 만난 시간과 함께 정이 깊어 간다.
그러나 어떤 이는 그와 같지 않고
만남의 해가 쌓여가던 어느 순간
'아, 이런 사람이었나'
입을 다물고 그간의 에피소드를 곱씹는다.
그가 변한 건지
내가 변한 거지
시간이 사람 사이 감춰져 있던 것을 걷어 간 건지
잘 모르겠다.
그저 그와의 만남이 앞으론 힘들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에만약 어릴 적 그런 상황이라면
시간을 돌이키고 싶어 눈물이 났을 것이다.글쎄, 지금 반 백살을 바라보는 때에 이르러서는
그와 나 사이 쌓일 수도 있었을
그 시간들이 앞으로 남으려니 생각에갑자기 한가 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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