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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우 <기러기>나의 서재/시 담기 2020. 12. 14. 16:39
저 새들은 어디서 오느냐고 아이가 물었다
세상 저 끝에서 온다고 말해주었다.
저렇게 퍼지어 어디 가는 거냐고 또 물었다
세상 저 끝으로 간다고 말해주었다
그럼 어디가 세상 끝이냐고, 이번엔 정색하고 올려다 본다
잠깐 궁기 끝, 기러기 내려 앉는 곳이겠지, 하고 둘러댔다
호숫가 외딴 오두막 가까이 키보다 높은 갈대들
손 저어 쉬어 가라고 기러기 부르는 곳
저녁 막 먹고 나란히 서서 고개 젖혀 하늘 보며
밭고랑에 오줌발 쏘던 깊은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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