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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3] 12일_비에게100일 내 방으로 출근합니다 2021. 4. 13. 17:51
월요일, 작은 아이 학교로 봉사를 나갔다. 학부모 폴리스라고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 근처 순찰을 도는 일이었다. 마침 타이밍이 좋지 않았는데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 다른 초등학교에서 선생님과 1학년 아이들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던 것. 아이의 학교도 비상이 걸렸다. 하교 시간에 맞춰 아이를 마중 나온 학부모들은 학교 입장이 통제 되었고 교문 앞에서 아이를 기다려야 했다.게다가 하교 시간에 맞춰 봄비가 내리기까지 했는데... 학부모의 학교 출입을 통제해 달라는 학교측의 부탁에 같은 학부모임에도 뻘쭘 한 자세로 학부모 폴리스 조끼를 입은 채 교문에 서 있었다. 제법 빗방울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1층 로비로 삼삼오오 나오기 시작했다. 교문에 선 부모들은 저 멀리 로비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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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2] 11일_일요일이 좋아100일 내 방으로 출근합니다 2021. 4. 12. 22:08
일요일이 늘 기다려지는 이유가 있어요. 월요일인데 일요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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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9]10일_답100일 내 방으로 출근합니다 2021. 4. 9. 23:38
나이가 들 수록 생각도 많아지고 이것저것 재고 따지는 바람에 가끔 사람들 사이 오가는 대화가 매끄럽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땐 그냥 내 속이 좁아서, 그날 운수가 별로라서, 아님 상대방이랑 잘 안맞아서 등등등 핑계를 대곤 했었다. 내가 사회성이 좋지 못해서인지아이들을 데리고 외부인을 만날 때는 늘 걱정이 앞선다.말실수 하진 않을지, 상처 받고 오진 않을지 등등... 암튼 난 걱정도 많은 사람이다. 쩝. 그러나 아이들은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는 답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잘 듣고 답하기.'대화에서 이것보다 중요한 게 어디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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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6]7일_분리수거일100일 내 방으로 출근합니다 2021. 4. 7. 00:00
매주 화요일은 아파트 분리 수거일. 일주일 동안 재활용으로 배출해야 하는 종이, 플라스틱, 비닐, 캔, 유리병 등을 모아 놓았다가 화요일 오후에 지정된 장소에 내다 버린다.이 날엔 한 주 간 우리 네식구 자원 소비량을 새삼 인식하는 날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서, 생각보다 많이, 검소한 삶에서 멀리 벗어난 넉넉하게 모인 재활용품의 양을 매주 확인하곤 한다. 그러고는 당연한 수순으로 죄책감에 시달린다. 왠지 지구 오염에 일조하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많은 쓰레기를 배출했다는 것은 내가 그 만큼 생각없이 돈을 소비했다는 또 다른 죄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나란 사람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 맞나 싶게.... 한국에 정착 뒤, 온라인 쇼핑의 세계에 풍덩 뛰어들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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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5] 6일 _꽃잎 지다100일 내 방으로 출근합니다 2021. 4. 5. 21:07
토요일에 봄비가 내렸다. 길게 뻗은 탄천길을 꽃길로 만들어 주었던 이른 봄꽃들이 비와 바람에 흔들려 나고 자란 나무에 안녕을 고하고 소멸의 비행을 하였다. 나와 함께 길을 나섰던 아이는 단아하게 허공에서 너울대는 꽃잎의 처음이자 마지막 비행을 말을 잃고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의 눈이 꽃 같았다. 나무와 손 맞잡고 있던 청춘의 시기에서 춤추며 내려와 즈려 밟히는 소멸의 때까지 꽃은 계속 꽃이었다. 내 발 밑의 꽃을 바라보며 바래본다. 나도 마지막 만큼은 꽃과 같기를.